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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ibbean/Martinique

<Martinique : 마르티니크> saint Anne(상탄/세인트 앤)

by 요트타고 2023. 8. 4.

Saint Anne (St Anne)

대서양을 건너자마자 도착한 곳이 마르티니크의 St Anne이었다. 길고 긴 항해의 끝이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잠시 St Anne의 moorings(마리나가 아닌 수심이 얕은 바다에 배의 닻을 내리는 곳)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쯤 수많은 마스트들 때문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St Anne의 moorings는 정말 넓은데 그 넓은 곳을 꽉 메운듯한 마스트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저기에 우리가 낄 자리는 있을까나 싶었고 가뜩이나 긴 항해로 인한 피곤이 쌓이고 쌓인 상태라 더 예민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닻을 내릴 때 닻과 연결된 체인은 배의 무게와 바람의 강도, 바닥의 상태를 고려하여 내리는데(우리는 보통 40미터를 내린다.) 배들이 너무 가까울 경우 체인이 다른 배의 체인 위에 내려지거나 나중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배가 움직였을 때 부딪힐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바람의 방향에 맞춰 배의 방향도 바뀌며 체인도 항시 자리가 바뀐다.)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St Anne의 moorings는 멀리서 보는 것보다 더 넓었으며 바닥도 대부분이 해초와 모래로 이루어져 아무데나 닻을 내려도 좋을 만큼 좋은 컨디션의 moorings였다. 그렇게 닻을 내리고 바로 물로 뛰어들었다. 한데... 물이 너무 따뜻했다!!! 저녁이 다 돼 가는 오후였는데 물속이 물 밖보다 오히려 더 따뜻하다고 느낄정도라 모두가 피곤한데도 물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마르티니크-지도
마르티니크 지도와 St Anne위치

  St Anne은 moorings가 넓은 것에 비하면 마을 자체는 정말 작다. St Anne의 딩기폰툰에 들어서면 저 끝에 성당이 보이면서 오른쪽으로 놀이터와 큰 공터가 나온다. 마을이 작다 보니 한 바퀴 둘러보는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광업으로 살아가는지 기념품샵, bar, 레스토랑이 주를 이뤘다. 슈퍼도 아주 작은 미니마켓이 하나 있는데 정말 급한 게 아닌 이상 그다지 이용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Le Marin과 얼마 멀지도 않을뿐더러 저쪽엔 대형 슈퍼마켓도 여럿 있기에 가격면에서나 종류면에서나 갈 이유가 없었다. 쓰레기 처리는 딩기 폰툰 바로 앞에 대형 쓰레기통이 비치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참고로 2023년 기준 moorings는 무료, 하지만 2023년 St Anne에서 moorings의 배들 때문에 환경오염이니 쓰레기 문제로 딩기 폰툰을 폐쇄해였는데 앞으로 비용을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bar는 일반 프랑스 물가라 생각하면 되고 레스토랑은 어딜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을 안에 있는 곳보다는 마을이 아닌 St Anne의 plage des salines에 있는 레스토랑들을 추천한다. (걸어는 갈 수 있으나 오래 걸어야 한다. 대략 5km) 한 번은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에 간 적 있는데 물론 모든 곳이 다 그런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도 비쌌고 음식도 별로였다. 뷰와 칵테일만 괜찮았다.

칵테일-바다- st anne-딩기폰톤
St Anne마을

우리는 plage des salines에 차를 렌트해서 다녀왔는데 Le Marin에서 차로 15분정도 걸렸다. 버스도 있다는데 Le Marin에서 버스는 스타렉X 같은 거라 몇 대 없을뿐더러 시간도 잘 맞춰야 하고 정확한 곳에 서있어야 한다. 차는 꼭 렌트하길 바란다. 버스로는 갈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을뿐더러 버스시간에 쫓겨 즐길 수가 없다.

plage des salines에 도착하면 바다 맞은 편에 나무로 된 부스와 천막으로 덮어진 레스토랑들이 쫙 줄지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 서비스도 좋았으며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우리가 갔던 곳은 Chez Henri :앙리네)

그리고 해변 또한 너무 이쁘다. 코코넛 나무와 하얀 모래사장이 1킬로미터 넘게 뻗어 있는데 어떻게 찍어도 예술 작품을 만들어주는 곳이랄까. 뭐... 캐리비안 어느 섬을 가도 예술이긴 하지만 말이다. 

St Anne은 plage des salines 말고도 근처 모든 곳이 예쁘고 특히 트레킹 코스도 잘 되어 있으니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바다-새-커피-코코넛나무
plage des salines의 모습과 식당에 찾아 온 노랑새

그리고 St Anne의 moorings에서 멀지않은 곳에 plage de pointe Marin이 있는데 딩기를 타면 금방이다. 마르티니크에서 처음으로 간 해변이었는데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는 딩기로도 가깝고 근처에 리조트도 있어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에 아름다운 마르티니크를 만들어 준, 너무나 좋은 첫인상을 심어준 곳이기도 하다. 지금 이렇게 글로 작성하려니 오래 있었음에도 구석 구석가보지 못해 이게 한계인게 아쉽다. 파나마로 가기 전 조만간 한번 더 갈 수도 있기를 기도한다.

plage de pointe Marin-바다-해변-모래사장
plage de pointe Marin

아직 마르티니크에 소개 해줄 곳이 여럿 남아 있는데요. 이미 너무 좋지 않나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나중에 마르티니크에 꼭 방문하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음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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