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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ntic

대서양 건너기 1 (Atlantic Crossing) -항해 시기, 준비, 출발

by 요트타고 2023. 7. 22.

항해 시기

카보 베르데에서 마르티니크(카리브 해역에 있는 섬들 중 하나)까지의 직선거리는 2100마일 (대략3380킬로미터) 정도이다. 어느 구간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서양 또한 건너는 시기가 있는데 대략 11월부터 5월, 늦으면 6월까지이고 반대로 캐리비안쪽에서 유럽으로 건너는 시기는 4월부터 5월이 적당하다. 이 외에는 태풍이 불 수도 있고 파도가 너무 높을 수도 있으며 바람이 반대로 불어 항해하기 까다로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배를 다루는 스키퍼들은 태풍이 지나가지 않는 한 갈 수 있는 컨디션만 된다면 어느 때곤 건너가긴 한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준비

대서양을 건너기 전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배가 파손 되었거나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손을 봤다면 떠나기 전 시험운행도 해보는 걸 추천한다. 대서양 같은 경우 짧은 거리가 아니기에 만약 종단 하는 중 문제가 발생한다면 본인이 직접 해결하지 않는 이상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작은 일화로 카보베르데에서 우리 보다 하루 먼저 출발한 세일링 보트가 있었는데 오토 파일럿을 수리한 후 바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토 파일럿이 작동되지 않아 다음 날 다시 카보 베르데로 돌아와야만 했었다. 참고로 오토 파일럿이란 자동조향장치로 GPS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해 놓으면 바다의 흐름과 바람의 방향에 맞게 배를 조정해 주는 장치이다. 오토 파일럿이 없다면 24시간 한시도 빠짐없이 사람이 핸들을 잡아야 한다. 나 같은 경우 보통 1시간만 핸들을 잡아도 피곤을 느낀다. 오토 파일럿이 없는 세일링은 상상할 수 없다. 

그리고 물과 기름, 식자재 준비를 하는데 우리 같은 경우 물과 기름은 예상 기간 동안 사용 할 양보다 2배 정도 더 준비했다. 항해 할 시 바다의 상황은 계속 변할 수 있고 만약 출발하고 나서 선박에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확률은 의외로 높기에 만발의 준비를 했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서 매일 매일 모니터링하고 체크해야 하는 게 날씨이다. 요즘은 기술이 발전하여 기상 예측의 정확도가 많이 올라간 편이라 신뢰할 만하다. 더군다나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사용하는 게 아닌 적어도 2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서로 비교해보기도 하고 다른 배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우리는 predictwind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날씨 프로그램
날씨를 예측해 주는 프로그램 프레틱트 윈드(predictwind). GPS와 연결되어 지나온 항해 루트가 표시되고 시간에 따른 날씨 변화를 보여 준다. 이 사진은 우리가 카나리 제도에 도착했을때쯤 캡쳐해 둔 것이다.

출발

우리 배의 크기와 예상되는 바람과 파도의 크기, 이제까지 바람대비의 속력 등등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보니 2주에서 2주 반 정도 소요 될것으로 예상했다. 대서양을 횡단할 때 저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항해하는 경로를 정할 때 저기압에 너무 가깝지 않게 움직여야 한다. 날씨 프로그램을 보면 바람이 세질수록 파란색에서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검은색으로 변화하는데 진빨강과 검은색은 위험하니 꼭 멀리 떨어지길 권고한다. 

우리는 적어도 1주일치 날씨 체크를 하며 저기압의 이동 동선과 그 이 후의 이동 방향 등을 예상하며 드디어 출발 날짜를 정했다. 이때까진 설렘보단 긴장되고 걱정이 먼저 앞섰다. 참고로 나는 가족이 함께하는 세일링이라 자녀들이 있고 하니 더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2021년 1월 13일 ,마침내 캐리비안으로 향하는 메인 세일이 마스트 끝까지 올라갔다. 

메인세일과 집세일
드디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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