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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ntic

Cabo Verde (카보 베르데) - Sao Vincente (상 빈센테) - Mindelo (민델로)

by 요트타고 2023. 7. 20.

 카나리제도의 긴 여정은 엘 이에로(El Hierro)를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했다. 캐리비안을 향해 대서양을 건너기 전 우리의 마지막 종착지인 카보 베르데로 출발했다. 카나리 제도에서 바로 대서양을 건너는 배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세일러들이 카보 베르데를  거쳐 간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대서양의 종단 거리가 제일 짧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바다에서 항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되긴 하다. 하지만 종종 카나리 제도에서 바로 건너는 배들도 만날 수 있는데 우리가 만났던 한가족이 그랬다. 나중에 캐리비안의 마르티니크(Martinique)에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항해 시간으로 따져보니 우리보다 그리 더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할 수 없는 게 각 배의 크기와 무게, 종류, 그때의 날씨 등등 작은 것 하나 만으로도 세일링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배들은 배가 클수록 세일이 커지므로 바람의 힘을 더 많이 받아 더 빠르게 이동한다. (선수용 세일보트는 무게도 가볍기에 속도가 더 난다.)

항해

엘 이에로에서 카보 베르데(cabo verde) 상 빈센테(sao vincente)의 민델로(Mindelo)까지 총 7일이 걸렸는데 2021년의 새해를 항해하면서 맞이 하였다. 나름 특별하다면 특별한 새해 첫날이라 기념하고 싶어 푸아그라를 곁들인 샴페인도 마시고 순조롭게 항해하는 듯싶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거세져 부랴 부랴 세일을 줄였던 기억이 난다. 

tara, mindelo
환경탐험보트"TARA", 민델로에 같은 날 도착했다.

카보 베르데 도착

카보 베르데(cabo verde, 혹은 cape verde, cap vert라고도 불림)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있어 잠깐 설명하자면 카보 베르데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섬나라로 10개의 주요 섬과 작은 여러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카보베르데는 세네갈 해안인 Cap Vert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세네갈 인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며 포르투갈어가 공용어인데도 내가 느끼기엔 프랑스어도 종종 들리곤 했다. 물론 많은 세일러들로 인해 민델로는 영어도 많이 쓰였다. 

새로운 나라에 도착했으니 출입 신고와 비자를 받아야 한다. (떠날때도 꼭 신고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다른 나라에 갔을 때나 다시 재방문했을 때 문제가 생긴다.) 이건 어느 나라를 가든 마찬가지이다. 딩기를 타고 입출국 사무실에 들러 배의 출입 신고를 했는데 5유로를 지불 했다. 

 카보 베르데의 민델로에 가면 앵커리지(anchrage)가 있는데 따로 비용은 지불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 비용은 카보 베르데 통화로 100 에스쿠도 (1유로가량)를 내야 한다. 나중엔 마리나에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1박당 28유로를 지불했다(2021년 기준). 비싼 편이다. 마리나의 화장실과 샤워실은 나쁘지는 않았다.

요트, 상 빈센테, 바다
상 빈센테를 배경으로 짝은 지인 요트들

민델로를 구석 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아프리카 느낌도 나고 유럽 느낌도 나고 그런다. 거리도 깨끗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민델로 거리, 하늘
독특한 건물이 있던 민델로 거리

우리는 민델로에서 식자재 구입을 위해 여기저기 다녔는데 슈퍼마켓을 이용(과일은 슈퍼가 더 쌌음)하기도 하고 거리 시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참고로 대서양을 건너기 위해 사과 5킬로, 오렌지 4킬로를 준비했다. 우리는 4인 가족)

가격은 나라의 물가에 비해 비싼 편이었고 과일과 채소의 가격은 카나리제도보다 조금 더 비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는데(심지어 길거리 음식은 더 저렴했다.)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거나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이나 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민델로에서 1일 1식은 레스토랑이 기본이었다. 민델로에서 먹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인물 사진을 제외하면 사진이 거의 전무하다. ㅜㅜ

메뉴
방문했던 곳 중 한 레스토랑의 요일별 메뉴. 한끼에 약 7유로 미만이며 작은 사이즈는 반값이다.

카보 베르데에 정말 이쁜 섬들이 있어 꼭 가봐야 하는 곳들도 있는데 우리는 좋은 바람이 언제 불지 몰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기다렸다. 만약 민델로에 가게 된다면 페리를 타고 갈수 있는 Sal과 상 빈센트에서 멀지 않은 산타 안타오(Santa Antao)를 꼭 방문하시길 추천한다. 카보 베르데에 갔던 많은 사람들이 우리한테 여기 가보았냐며 다들 물어보았다는...

민델로에서 대서양을 건너기 위해 알맞은 날씨를 고르고 골라 8일째 되는 날 드디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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